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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하게,/결혼이야기

(결혼준비) 미니멀과 맥시멀 사이를 갈팡질팡한 신혼여행지 선택

나는 예전부터 신혼여행으로 꼭 가고 싶은 곳이 있었다.


바로 '산토리니'


파란 문이 달린 새하얀 집들이 골목골목 모여 있는 너무나 아름다운 그곳. 


영화 '맘마미아'와 '청바지 돌려입기'에서 본 산토리니에 온통 마음을 빼앗겨 버렸었다.


그런데 현실적인 이유로 결혼을 1월에 하기로 되면서, 산토리니는 포기해야 했다.


두 번의 유럽여행을 모두 겨울에 다녀온 나는, 다시는 겨울 유럽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혼여행지는 꼭 따뜻한 곳이어야 했다.





아쉬운 마음을 사진으로나마 대신해야겠다. (출처 : 구글)

언젠간 꼭 같이 가기로 남자친구와 약속했다.



- 우리가 검토했던 신혼여행지 후보 -


1. 하와이 : 1월 날씨가 제법 쌀쌀 (최고기온이 27도). 쇼핑과 액티비티 중심이라 우리 스타일과 맞지 않음.

2. 칸쿤 : 너무 긴 비행 시간으로 포기.

3. 피지&호주 : 피지가 1월에 우기이며, 태풍이 올 확률이 높다고 해서 포기.

4. 모리셔스 : 먼 거리와 매우 비싼 가격.

5. 세이셸 : 모리셔스와 동일한 이유.

6. 코사무이&싱가폴 : 1월에 우기 아님. 멀지 않음. 하지만 비교적 저렴하고 가까워서 언제든지 갈 수 있을 것 같음.

7. 몰디브&싱가폴 : 1월에 우기 아님. 아름다운 바다. 딱 우리 스타일이지만 1월이 성수기로 매우 비싸고 비행 시간도 긴 편.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곳이 코사무이와 몰디브였다.

코사무이는 몰디브보다 훨씬 저렴했다. 

금전적 미니멀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바다도 예뻤고 (사진으로만 봤지만), 풀빌라도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가깝기 때문에 신혼여행이 아니라도 언제든 올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ㅠ.ㅠ


몰디브는 가격 빼고는 모두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어디와도 비교할 수 없이 아름다운 라군과 수중환경.

섬 하나에 리조트 하나가 있어서 그 안에서 먹고 마시고 놀고 자고 모든걸 할 수 있는 편리함.

우리가 좋아하는 스노쿨링을 24시간 언제든 문만 열면 할 수 있음.

하지만 1-2월에 날씨가 좋고, 서양인들이 휴가로 많이 찾아 안그래도 비싼데 성수기 가격.

이게 말이 되냐 싶을 정도로 비싼 가격. 정말 맥시멀한 가격.

몰디브는 사실 자유여행이 의미가 없기 때문에 패키지로 예약하는게 훨씬 편리하고 저렴하다.


많은 고민을 했다.

몰디브를 가고 싶은건 내가 가지고 있는 허영심이 아닐까...?

정말 이 정도 비용의 가치가 있는 곳일까...?

이 돈을 절약해서 나중에 다른 곳도 여행가는게 낫지 않을까...?

그런데 주변에서는

'일생에 한 번뿐인건데 신혼여행은 다시는 못 갈것 같은 곳으로 가야해.'

'원래 신혼여행 가면 그 정도 돈은 쓰고와.'


팔랑팔랑 나의 귀...


이미 내 마음은 몰디브로 한참 기울려 있었다는걸 진작에 알고 있었다 오빠는.

나보다 더 절약정신이 강한 오빠 또한 단지 '비용' 때문에 쉽사리 결정하지 못했던거다.



결론은?


몰디브로 가자!


합리화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 다른거 많이 생략하면서 아꼈으니까!

몰디브를 이럴 때 아니면 또 언제 가보겠어?

몰디브가 그렇게 멋있대. 갔다온 사람들은 다 좋다고 그러드라.



대신 맥시멀한 비용이 드는 몰디브였기에

한푼이라도 아끼고자 여러 여행사로부터 견적을 받고 비교했다.

거기다 오빠는 직접 여행사 직원을 찾아가 상담하는 수고로움까지 더해 할인도 받았다. :) 

역시 내남자. 대단함.


몰디브 4박 + 싱가폴 2박을 가게 되었는데, 

싱가폴 2박은 남들이 많이 가는 그 비싼 호텔은 검토조차 안하고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의 호텔을 예약했다.

몰디브도 숙박, 식사, 액티비티, 마사지 가격이 모두 포함 되어 있어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은 곳으로 예약했다.


신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