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경,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2016. 6. 12. 22:46지혜롭게,/책,영화

 아주 슬픈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다.

너무 슬픈데, 결말을 알것 같은데, 그럼에도 멈출 수가 없어 훌쩍거리며 금세 읽어 버렸다.

읽는 내내 가슴이 쿡쿡 찔리는 기분이다.

평생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로 본인 인생 한 번 즐기지 못하고 죽게 되는 우리내 어머니들의 아픔을 담은 책이다.

엄마 생각이 너무 많이 났다.

아직까지 건강하게 내 옆에 살아계셔서 정말로 다행이라고 몇 번이나 안도를 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이 책은 나에게 언젠간 들이닥칠 '엄마와의 이별'을 자꾸만 상상하게 만들었다.

생각하기도 싫고, 믿기지도 않고, 내 평생 일어나지도 않았으면 하는 엄마와의 이별을..미리 경험한 기분이랄까?

아프다...

너무나 미안하다...죄송하다...

엄마한테 이렇게 밖에 못하는 딸이라, 그런 말 밖에 못하는 딸이라 내 자신이 너무 싫었다.

자식은 부모가 죽을 때가 되어서야 효도 한다는 말이 어렸을 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이제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다 보니 비로소 실감이 난다.

어느날 엄마의 죽음이 내 앞에 들이닥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엄마와의 이별을 준비 할 수 있는 시간이 길었으면 좋겠다.

다른거 바라는 거 없이 우리 엄마가 나 결혼하는거 보고, 나 자식 키우는거 보고, 아프지 마시고, 치매 걸리지 마시고, 본인 취미 생활 찾으시고, 즐기시고,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좋은 곳도 많이 가보시고, 해외 여행도 한 번 더 가보시고 그러고 한 80세 넘어서 그때 그렇게 고통 없이 가셨으면 좋겠다.

엄마의 존재만으로, 엄마가 내 옆에서 매일 출근 할 때 밥해주시고, 내 옷 빨래 해주시고, 청소해주시고, 잔소리 하시고, 생일이라고 미역국 끓여 주시고, 언제오냐고 문자 보내시고, 그럿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어머니가 살아 계신 모든 자식들에게 이 책을 추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