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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백수라이프

자발적 백수가 되었다.



백수가 되었다.

너무 늦게 글을 쓰지만, 나는 약 2달 전 백수가 되었다.

내 인생 처음으로...


나는 운이 좋게도 대학을 졸업 하기 전 취업이 되어

졸업 하자마자 사회생활을 시작한 케이스다.

4학년이 되고, 1년간 대학생활을 보내며 취업 준비를 병행했었다.

운이 좋게도 대기업에 취업을 했다.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너무 행복했고, 안도했다. 그래, 사실 안도했다는 표현이 가장 맞을 것 같다.

나는 부모님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본인들의 꿈을 대신 이룬 딸이 되었다.


지금은 더 어렵지만, 내가 졸업 한 5년 전에도 대기업 취업은 하늘의 별따기였다.

나는 명문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니였고, 특별한 재주도 없었다.

어학연수 경험이나 특별한 자격증도 없었다.

다만, 나는 대학시절 내가 할 수 있는 한 가능한 많은 것을 했던 것 같다.

또한,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며 살았다. 

(사실 지금 다시 취업하라면 못할지도 모르겠다.)


첫 회사에서 4년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처음으로 해보는 사회생활.

우여곡절도 참 많았다.

소위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친 또라이를 만나 힘들기도 했고,

인간관계로 힘들기도 했으며,

외무 컴플렉스도 겪었고,

업무적으로 힘들 때도 있었다.

그렇게 나는 첫 직장에서 또 하나의 대한민국 사회인으로 성장했다.


그러다 이곳의 성장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 될 때, 나는 이직을 결심했다.

이번에도 운이 좋게도 처음 지원한 곳에 합격하였고,

3주 가까이 쉬다고 새로운 곳에서 일하게 되었다.


첫 직장보다 훨씬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내가 좋아하는 상품들을 보고 배우며 많이 성장했다.

하지만 회사의 구조적인 문제, 직원들의 잦은 퇴사, 지나친 업무량, 보수적이고 능력없는 상사로 인해

나는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나는 퇴사 전 2개월 간 일명 '번아웃 증후군'을 느껴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예전처럼 회사를 다니다 이직하기를  추천했지만

나는 당시 상태로는 어디를 가서도 에너지 있게 일할 자신이 없었다.

확실한 '리프레쉬'가 필요했다.

하지만 뚜렷한 계획은 없었다.

그렇게 나는 서른을 앞두고 '자발적 백수'가 되었다.


2달 이상 백수 생활을 하며 내가 해온 것들, 나의 생각들을 하나씩 기록 해보고자 한다.

어쩌면 내가 50살 가까이 될 때까지, 더 이상 이런 경험을 못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