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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2016

퇴사일기 네 번째_사랑니, 영화관

어제 사랑니를 뺐다.

몇년 전 윗 사랑니를 발치 했을때는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뽑은 아랫 사랑니는 무척이나 아팠다......

사실 평소 별 다른 통증도 없었고, 아직 썩지도 않았지만, 어차피 나중에 사랑니가 말썽만 피운다고 하여

퇴사 후 꼭  빼기로 계획 세웠었다.

 

빼는 건 수월했는데, 발치 후 4시간 동안 마취가 풀리며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다 ㅠㅠ

4시간이 지나도 지혈이 안되서 결국 피가 나오는데도 처방 받는 약을 재빨리 먹었고, 지혈은 6시간 이상 지나서야 겨우 됐다.

아, 얼마나 고통스럽고 무섭던지... 아무래도 다음 사랑니는 한참 뒤에나 뺄것 같다.

 

자고나니 고통도 가시고, 약간의 뻐근한 감은 있지만 일상 생활에는 지장이 없다.

다만, 반대쪽으로만 음식을 먹어야 하고, 당분간 술도 안되고, 맵거나 짠 음식, 빨대 사용도 안된단다. 뜨거운 것도 안되고.

엄마가 김치찌개를 끓이셨는데, 어찌나 먹고 싶던지...드라마에서 컵라면 먹는 장면에도 침이 꿀꺽...

내가 왜 굳이 여행을 열흘 앞둔 상황에서 이 고생을 하는지 후회 반, 걱정 반 ㅠ

어제 저녁부터 먹은 거라곤 죽, 고구마, 바나나, 두유 같은 음식들이 대부분이라 배가 자꾸 허기진다.

 

그래도 내 인생에 뭔가 불필요한 것을 제거 했다고 생각하니, 또 하나의 미니멀리즘을 실천 한 것 같은 기분이다.

회사를 퇴사 했을 때 처럼 기분 좋고 시원하기까지 하다.

 

 

오늘은 친구와의 약속도 취소 되고, 남자친구도 해외 출장 중이라 없는 날.

혼자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한편 보고 왔다.

 

집에서 영화관까지 걸어가는 길,

단풍이 너무 예뻤다. 11월 중순인데도 아직 따뜻한 가을날씨다.

 

 

 

 

 

 

 

 

얼마만에 혼자보는 영화인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

혼자 보면 영화에 좀 더 몰입되고, 그냥 무언가로부터의 자유로운 느낌이랄까?

편안하고 좋다.

요즘 화제인 '신비한 동물사전'을 봤는데, 너무 재밌어서 지루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해리포터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무엇보다 나는 동물을 사랑해서 동물 관련 영화를 좋아하는데

이 영화는 판타지이지만, 동물을 사랑하는 주인공 뉴트의 마음이 참 좋았다.

남녀노소 누구나

흥미진진하고 따뜻하게 볼 수 있는 영화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