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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백수라이프

결국은 터져버렸다...


결국은 왈칵 눈물이 쏟아져 버렸다.

그동안 괜찮다고 스스로 다독이며 버텨왔던 모든게 한 순간에 터져버렸다.

나 너무 힘들다고...

나 사실 하나도 안괜찮다고...

누가 정답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항상 괜찮은척 하려고 애써왔다. 남자친구에게도, 엄마에게도.

그들이 걱정과 근심어린 눈초리로 나를 쳐다볼 때마다

걱정하지 말라고, 난 잘 될거라고,

내가 알아서 할테니 신경쓰지 말고 있으라고...

그렇게 오히려 밝게, 당당하게 큰소리 쳤다.


사실 지난 주 월요일에 면접 본 곳은 준비를 많이 했었다.

경력직 면접답지 않게 PT면접이어서

주변 지인들에게도 조언도 듣고, 자료 조사도 많이해서

정말 퀄리티 좋은 내용의 PT자료를 발표했다.

면접관들도 나의 PT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그런데 이어지는 퇴사에 대한 질문들...

"왜 1년만 다니시고 퇴사하신거에요?"

"그 이유말고 다른 퇴사 이유가 있으실것 같은데?"

"우리 회사도 그럼 퇴사 하실거에요?"

이어지는 공격적인 질문들에

나는 당황했고, 면접관들이 원하는 답을 말하지 못했다.

그래도 마지막 어필까지 말하며 최선을 다하고 나왔기에

어느 정도 합격에 대한 기대를 했었는데

이틀 만에 떨어졌다는 결과를 받았다...

쿵...

심장이 내려 앉는 소리가 들렸다.

많이 좌절했지만, 다시 일어서야 했기에

또 다시 괜찮은척, 내 감정을 아무에게도 내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남자친구가 통화 도중

"거기 떨어졌나보네...?"

"괜찮아. 고생했어. 너 괜찮은 척 하고 있었구나?"

라고 말하는데, 내 눈가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나는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당당하게, 자신있다고 내 발로 박차고 나온 그 과정들을

모두 아는 오빠였기에,

차마... 이제와서 힘들다고 말하기가 싫었다.

그래서 또 괜찮은척 하며 얼른 통화를 끝내고

화장실에 들어가 눈물이 멈출 때까지 엉엉 울고 말았다.

주룩주룩...주룩주룩...

'내가 이렇게 힘들었구나......'

그동안 꾹꾹 눌러담아 온

억울함과, 좌절과, 고통과 회환과 슬픔과 같은

복합적인 감정들을 타고 

눈물이 쏟아졌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결국 하나.

좌절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