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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백수생활백서. 서로 다른 상황 속 너와나 내가 백수가 되며 오빠와 나는 완전히 다른 상황 속에 살아 가고 있다. 오빠는 직장인, 나는 백수.오빠는 하루 종일 회사에 있고, 나는 하루 종일 집이나 카페이 있고.오빠는 바쁘고, 나는 심심하고.오빠는 피곤하고, 나는 멀쩡하고.오빠는 쉬고싶고, 나는 대화하고 싶고.오빠는 까먹고, 나는 기억하고. 단지 내가 회사를 그만뒀을 뿐인데우리의 세상은 바뀌었고,바뀐 상황 속에서 오해와 서운함이 쌓여 간다. '그래, 나도 회사 다닐 때 그랬잖아...'라며 애써 이해하려고 해도 서운한 마음, 쓸쓸한 마음을 애써 숨기지 못할 때가 많아졌다.이런 나의 바뀐 상황을 조금만 이해해주고 배려해주길 원하는 마음이 커지면 커질수록실망감은 자꾸만 쌓여간다. 나라는 사람의 타이틀은 그저 직장인에서 백수로 바뀐 것 뿐인데사람들과의 관.. 더보기
백수생활백서. 엄친딸 얘기는 그만 누구 딸 누구는 회사에서 이번에 명절이라고 뭐를 받았냐느니 누구 딸 누구는 이번에 회사를 이직했는데 연봉이 얼마라느니 누구는 언제 결혼한다느니 .... 그만 좀 듣고 싶다. 내가 쉬고 있는걸 뻔히 알면서 엄마는 대체 나에게 왜 그런 얘기들을 하는 걸까...? 나에게 그 얘기를 해서 얻고 싶은게 뭐길래... 그런 얘기 들으면 난 할말이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 굳이 얘기를 하는 이유가 참 궁금하다. 그만 해주세요. 내가 1년, 2년 백수인 것도 아니고 이제 겨우 3개월인데...휴 더보기
백수생활백서. 혼자 영화보기 CGV에서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 오후 5시-7시에 상영하는 영화를 5,000원에 볼 수 있다. 작년부터 시작한 이벤트인데, 이번 주가 마지막인 것 같다. 직장인이라 한 번도 혜택을 누려본적이 없어서 잊고 있었는데, 오늘 심심하다고 한 나에게 친구가 알려줘서 바로 예매를 했다. 백수가 되고 벌써 세 번째 혼자 가는 영화관이다. 좋던, 싫던, 백수가 되면 혼자 영화 볼 일도 참 많아진다. 오늘은 흥행하고 있는 영화를 별로 보고 싶지 않아 오랜만에 독립영화를 선택했다. 정말 간만에 가보는 강변 테크노마트 CGV... 중,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영화 볼 때마다 가던 곳이고 20대 초반까지도 꽤나 자주 왔었던 곳이다. 추억의 테크노마트는 1층을 제외 하고는 예전 그대로였다. 10층 영화관에 가기 위해, 어떻게 바뀌.. 더보기
백수생활백서. 가끔은 격하게 외롭다 백수가 되면 가끔은 격하게 외롭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부정적인 감정이 찾아올 때가 있다. 오늘도 그런날 중 하루였다. '소통'의 부재는 나를 갑작스레 우울하게 만들었다. 마음껏 소통 할 사람이 없다는 것에 대한 외로움, 생산적인 일이 없는 것에 대한 공허함과 '내가 잘 될 수 있을까? 다시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찾아 온다. 아, 하루종일 내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게, 내가 오늘 꼭 해야 할 일이 없다는게 이런 거구나.... 사회인이 아닌 나의 핸드폰은 너무나 조용하다. 아무에게도 연락 오지 않는 나의 핸드폰이 너무 낯설다. 어딘가에서 연락이 올것 같은 기분 때문에 아직도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자꾸 쳐다본다. 하루종일.. 더보기
백수생활백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해진다. 뭔가 뒤쳐지는것 같고, 죄를 짓는 기분이랄까? 내가 왜 이런 기분을 느끼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학창시절 원인이 큰것 같다. 중학교 때부터 나는 '경쟁'을 해야 했다. 점수로 매겨지는 반 등수, 전교 등수, 학원에서의 등수... 자존심도 쎄고, 경쟁심도 많던 나는 중학교 첫 시험 이후 내 점수에 엄청난 충격을 받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고등학교, 대학교, 사회생활에서까지 내 일상은 늘 '경쟁'이였다. 항상 숫자로 평가 받아오며 살아왔다. 남들보다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남들보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남들보다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해 남들보다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늘, 경쟁을 해야했다. 그렇게 학교가, 사회가 나를 타인과 비교했다. 모두가 바쁘게 사.. 더보기